2026.04.08수

작성일: 2023-03-14 07:43 (수정일: 2023-03-14 07:48)
아전인수식 생각, 자기정당화는 나도 예외일 수 없다.
공무원은 행정전문가, 마을활동가는 현장전문가인 것처럼
서로 역할이 다르다.
그럼에도 마을공동체 활동을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 또는 공무원들은
현장을 너무 모르면 안 된다.
마을활동가 과정에서 강사로 나서는 '강사'들은
컨설팅 수준에서 마을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왜냐하면, 그들 스스로가 이미 현장을 떠나
컨설턴트로 벌어먹고 있기 때문일 거다.
(뭐라고? 현장 경험을 통한 노하우라고요?)
그들은 이미 절반은 공무원이 돼 있다.
"이렇게 저렇게 하세요~~"
주저리주저리 논리를 갖다 대고 지시 아닌 지시를 한다.
과연 그들은 마을을 얼마나 훤히
통합적으로 들여다 보고 있을까?
어제 마을공동체 담당 공무원, 지원센터 담당 공무원과 통화해 보니,
공통분모가 있다.
"합시다"는 마을활동가 역할이 아니라는 거다.
마을공동체 사업을 지원하라면서, 너무 '깊이' 지원하지 마라고 한다.
그런 일까지 하면 '내부자'니 밖에서만 도와주라 한다.
책상머리 교육의 현실이다.
제발, 나는 이런 분들은
마을공동체 업무를 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지원 사업비 400만원을 주면서 '하세요'만 하라는 분들...
"합시다"를 외치는 나에게 마을활동을 다시 생각해 보라는 분들...
이런 분들은 마을공동체 업무보다는
현장 지원만 한 3년 하고 와서 다시 도전해 보는 게 좋겠다.
이런 공무원만 있는 건 아니다.
이번 신비의 바닷길 축제에 참여하는 A마을 단체에서
관광과에 체험 활동을 요청하니,
처음에는 "벌써 사업계획이 수립되어 추가로 하기 어려운데,
한 번 부서와 협의해서 다시 전화 주겠다"고 했다.
A마을 단체에서는 "이번에는 어렵다니, 명량이나 내년 행사에 다시 추진해 봅시다"는
분위기였다. 보통은 그래 왔으니까.
그런데 며칠 뒤, 관광과에서 전화가 왔다.
(전화해 준다고 했다가 생까는 공무원도 많은데, 감사할 일이다.
나중에 칭찬합시다 게시판에서 많이 칭찬해 줘야겠다)
"좋은 프로그램이 될 것 같다. 체험 활동 공간을 열어드리기로 했다."
또 그는 "검토해 보니, 좋은 프로그램이 될 것 같고,
자리가 비워지면 민원이 생길 수 있으니
항상 자리를 지켜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부탁했다.
나는 즉시 A마을 단체 단톡방에 소식을 올렸다.
모두가 "좋은 일"이라며 반겼다.
이러한 결정에는
마을 현장을 먼저 고려하는
내부 협의과정이 있었을 것이다.
담당 공무원 입장에서는 일거리가 하나 더 느는 일일 테지만,
'축제'에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큰 틀에서
A마을 단체에 기회를 주게 된 것이다.
마을공동체 사업으로 돌아가 보면,
'하세요'보다 '합시다'가 절실한 게 마을공동체 활동이다.
주민들이 뭔가 해보자고 합심을 해서 마을공동체 사업을 신청했는데,
"이건 아니니, 저렇게 하세요! 그렇게 하시면 선정 취소 사유입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주민들은 "이거 하라는 말이야, 하지 말라는 말이야?" 하면서
사업 포기 생각을 먼저하게 될 것이다.
따져 보면, 전혀 지침에 어긋나는 사항도 없는데 말이다.
공무원 입장에서는 '합시다' 하기가 쉽지 않다.
자기 업무가 있고, 민간인과 뒤섞이면 구설수에 오를 수 있고.
그래서 '마을활동가'라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이 행정과 마을주민 사이에서 공동체 활동을 도와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들이 만든 마을활동가 지침에도 정산서와 사업계획서를 업무에 넣어놓았다.
그러면서 마을활동가가
더 깊이 들어가면 '내부자'니 개인적인 일이라고 지적한다.
많은 마을들이,
어떤 사업을 추진하고 싶어도 이런 업무 지원을 받지 못해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한데,
"합시다"의 단초가 되는 자율 행정 업무를 개인적인 업무라 치부하는 공무원들.
마을 지원 초기에 "하세요!" 남발하다
정작 "합시다"도 못해 보고 사업을 포기한다면,
이들은 책임이나 질까?
이들에게 묻고 싶다.
예전 공무원 선배들은 마을지원 사업을 할 때,
자기들이 다 사업계획서, 정산서까지 써줬다. 그걸 아시는지?
오히려 그 시기가 "합시다" 문화였고,
공동체 사업이 활발하던 시기였던 것 같다.
물론 줄로 연결된 사업들은 여러 가지 문제를 발생시키기도 했지만,
적어도 돈 계산, 서류 만들기 정도는 안 해도 되니까
마을 주민들이 행정에 협조를 하게 되는 거지.
지금도 더러 주민들이 마을사업 뒷정리를 못하니까,
정산업무까지 도맡아주는 공무원도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마을공동체 사업도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가????
마을활동가의 활동 범위를 책상머리에서 재단하고
"하세요!"하라는 분들은
자신들 머리 위에 경고등을 달고 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행정이 현장을 모르면,
관리가 아닌 갑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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